언뜻 보면 다들 자기 강아지와 마냥 행복하게 지내는 것만 같고, TV속이나 펫숍 창문 너머의 인형같이 작고 귀여운 아기강아지를 보고있자면
누구든지 "아 나도 한번 길러보고싶다!" 하고 한번쯤 생각하게 될거야
그런 생각을 가지고 강아지를 데려오려는 사람들과 지금 강아지와 함께 살고있지만 좀 더 서로 행복하게 지내고싶다는 게이들에게 쓰는 글이야
1년정도 긍정강화교육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우리집 강아지에게 적용하면서 거쳤던 시행착오나 잘된점 등등...
여러가지를 겪어보고 쓰는 개인적인 견해글이니 태클은 음.. 하는건 자유지만 제대로된 반박은 못해줄 것 같다ㅋㅋㅋㅋ
멋대로 읽어주고 멋대로 받아들여줘도 되지만, 한번쯤은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씀
1) 펫숍산(?)강아지와 가정견
(펫숍강아지들이 태어난 강아지공장)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강아지는 아마 90% 이상이 펫숍에서 거래되어 가정으로 가게될거야.
얘네들은 평-생을 사육장 한 켠에 갇힌 어미견들이 햇볕도 들지않는 곳에 수백마리가 겹겹이 쌓여있는 닭장같은 곳에서 주기적으로 발정제를 맞고 강제로 임신당하여
뽑아내듯이 세상에 낳아진 강아지들이야.
그리고 눈을 뜨고 어미젖을 떼기도 전에 배에 매직으로 숫자를 갈겨넣어진 채로 경매장에 보내지고, 펫숍으로 실려가게 돼.
그리곤 분양받을 때 수의새가 단단히 일러두거든.
"하루에 사료는 꼭!! 40알만 주세요!! 아, 그리고 2주 간은 울타리에 넣어두고 낑낑거려도 절대로 무시하셔야 돼요!!"
그게 뭐가 문제냐고?
엄청나게 큰 문제가 되는 스노우볼링의 시작이야.
1. 가장 먼저 강아지들이 굉장히 허약해.
(출처 : 매거진P)
요즘 소형견 슬개골 탈구에 대한 검색글이 수도없이 올라오는데, 이게 소형견이라고 무조건 관절이 약한 게 아니거든.
수의새들이 강아지를 분양하면서 싸구려 사료를 끼워팔고, 견주에게 하루 사료량을 택도없이 적게 지정해 일러준다.
(나도 당했는데, 하루만에 뭔가 이상해서 검색했다가 울면서 바로 자율급식 들어감)
하루에 사료 40알만 주라고 시뻘건 색연필로 별표쳐가면서 들려준 입양서를 내가 보관해놨어야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좆같아서 박박 찢어 버려버렸다..
(이게 대략 40알정도인듯? 사진으로 커보여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좆도안되는 양임)
어렸을 때 어미젖을 배 똥똥하게 많이 처먹고 많이 자야 처음 자라는 뼈의 속이 꽉 차고 근육도 딴딴하게 붙는다.
근데 이걸 사료 40알씩만 주라는 이유가 뭘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개가 커질까봐 그러는 거다.
40알이.. 종이컵 한 반정도 양인데 먹여보면 알거다. 그 쪼그만 강아지가 몇 초만에 다 처먹고 빈 밥그릇 싹싹 긁고있는 광경을...
그렇게 굶주려가면서 큰 강아지는 크기가 커지더라도 건강한 게 아님. 뼛 속이 텅텅 비어있기 때문에 들어보면 엄청 가볍고 뼈가 부러지기 쉬워져.
다 큰 후에 많이 줘봤자 그건 굶주림은 가시더라도 살만찌고 이미 정해져버린 체형상의 문제를 절대 극복할 수 없게 돼.
꼭 적은 사료량이 슬개골탈구의 유일한 원인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증상 발현을 굉장히 돕는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어.
다 커서 슬개골 탈구 방지 영양 사료를 듬뿍 주는것보다, 어렸을 때 건강한 어미젖과 양질의 사료를 먹이는것이 훨씬 도움이 될거야.
오직 개가 왜이렇게 커졌냐, 똥오줌을 왜이렇게 많이 싸냐는 항의와 환불요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일러두는 수의새들의 헛소리에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강아지들이 영양가도 부족한 싸구려 사료를 하루 40알씩 깨작거리다 빈 밥그릇 바닥만 핥으며 괴로워하고 있을거다.
2. 그다음 제일 큰 문제가 바로 사회화의 부재야.
강아지가 눈을 뜨고 사료를 먹기 시작하고 네 발로 막 돌아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 어미견은 차근차근 소변대변을 가리는 장소, 주변을 탐색하는 법,
나 자신을 주변에 알리는 법 등 강아지가 강아지로 살아가기 위해 익혀야 할 모든 것들에 대해 강아지에게 가르치기 시작해.
그런데 이게 완전히 끊긴 채로 그저 지나가다 강아지가 예쁘길래 사게 된, 강아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견주 손에 들려지게 돼.
그럼 그 이후에 그 강아지는? 당연히 이 시대의 문제견이 되어버릴 소지가 매우 크다. (배변문제, 헛짖음, 공격성 등등)
당연한 일이지 않겠어?
다른 개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다른 개가 다가올 때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싫으면 어떻게 싫다고 해야 하는지 등등...
어미견과 형제견이 곁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놀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인데 유통과정에서 사료값과 강아지 크기에 따른 상품가치를 저울질당하던 와중에 이를 박탈당해 버리는거야.
이걸 사람이 가르치려면... 전문가가 아닌 이상 완벽하게 하기는 매우 힘들겠지?
2) 배변문제
자.. 저 문제를 떠안은 채로 우리는 개를 데려오게 된다. 가정견을 분양받기란 쉽지않고, 가정이라는 탈을 쓴 업자들의 사기분양이 판을 치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펫숍강아지를 데려오게 되어있어.
그렇게 강아지를 데려왔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문제가 바로 배변문제다!
수의새의 사료량 제한을 운좋게 타파했다고 하더라도 이제.. 이 강아지가 먹은대로 막 싸고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멘붕이 오기 마련이야. 나도 그랬어ㅋㅋㅋㅋㅋㅋ
어찌나 오줌도 많이누고 똥도 많이싸는지 똥도 하루에 4~5번 싸는것같애 막 쩔어 시발
난 강형욱훈련사가 말하고 다니는 긍정훈련으로 배변훈련 딱 일주일만에 끝내버렸어.(강아지나이 2개월 반 시절)
모든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당연하겠지만 강아지는 사람말, 한국말을 저어어어어어언혀 모른다는 거야.
갑자기 우리한테 웬 인디언이 와서 인디언말로 막 떠들고 화내고 방방 뛰어도 우린 이새낀 뭐노? 이럴 뿐이겠지?
그저 그새끼가 손을 팍 치켜들면 무서워서 헉!하고 숨게되고, 바닥을 신문지로 팡! 치면 위협을 느끼곤 야! 왜이래! 하고 큰소리로 항의하게 될거야.
"강아지가 배변 실수를 하면, 개를 불러세워다놓고 바닥을 쾅쾅 내리치면서 콧잔등을 팍 때리세요" 라고들 많이 조언하는데...
그 강아지가 그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면,
갑자기 저사람이 날 끌고가서 내 제일 아픈부분인 코를 엄청세게 때리네 엄청 위험한 사람인가보다(방어적 공격성),
저 사람의 손이 무섭다(손에 대한 공격성),
내가 배변을 하면 저 사람이 화가 나는구나(식분증, 구석진 곳에 숨어서 배변하는 습관)
괄호 안에 들어가는 부분들이 저 잘못된 교육방식 하나가 초래할 수 있는 이른바 문제견의 요소들이다.
반려견과의 신뢰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려버리는 최악의 방법이다.
그러니, 강아지가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 즉시 보상(간식!!과 칭찬)을 줌으로써 그 행동을 하면 좋은게 따라온다! 라는 것을 강아지에게 먼저 알려주고
그 후에 명령어를 입히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적고 강아지의 습득 속도도 빨라지게 될거야.
<배변훈련 방법>
1. 집안 곳곳에 배변패드를 깔아둔다.(4~5곳, 개가 눈만 돌리면 항상 보이는 곳 정도라고 보면 됨)
2. 배변패드를 일정한 순서를 정해두고 돌면서 간식을 하나씩 떨어뜨려 강아지가 배변패드 위로 쫓아 올라와 먹게 한다.(도는 순서가 일정해야함)
3. 2번을 어느정도 반복하다 보면, 어느순간 강아지가 다음 순서의 패드에 먼저 가서 앉아 기다리게 되는데, 그 때 보상한다.
4. 위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순간 강아지가 패드에 볼일을 보게 되는데, 그 때 보상한다. (화장실, 쉬야, 응가 등 키워드를 계속 말해가며 칭찬하며 간식을 많이많이 줘라)
5. 4번이 성공하면 2~3번을 강아지가 해도 보상하지 않고, 오로지 배변패드 위에 볼일을 봤을 때만 보상한다.
6. 혹시나 실수하더라도 절대 혼내지말고 화내지말고 묵묵히 치워라.
실제 적용해서 이틀만에 성공한 우리 댕댕이 사진 첨부함. 자랑맞음^노^
이게 안될 것 같은데.. 우리집 강아지 멍청한 말티즈 2개월 반짜리가 저 방법으로 2일만에 뗐고, 개춘기와서 일주일 방황하다가 1년2개월 된 여태까지 100% 가린다.
화장실이란 키워드를 계속해서 말했더니, 펜션에 놀러가서 화장실이야 하고 간식주고 알려줬더니 거기에 누더라. 싱기방기잼
지가 소변대변 보고 나한테 막 웃는얼굴로 달려와서 간식달라고, 나 화장실 갔다고 자랑하러 온다.ㅋㅋㅋㅋㅋ 존나귀엽다.
3) 울타리에 대해서
(어느 블로그에서 퍼옴. 감옥이냐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타리에 대해서는.. 나도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으니 함
펫숍에서 흔히 이렇게 말한다.
"강아지가 집에 적응해야하니까, 조용한 울타리에 혼자 넣어두고 밥이랑 물만 주세요. 끙끙대도 절대 꺼내주시면 안돼요! 배변훈련도 울타리 안에서 시키면 완벽해요!"
음.. 과연 그럴까?
저 말이 맞았다면 지금도 조오온나게 올라오는 배변문제에 대한 글들이 다 없었어야겠지?
(감옥.jpg)
강아지가 집에 적응을 해야하니 구석진 울타리에 혼자 놔둬라? 그냥 봐도 말이 이상하지 않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아지가 2개월이면 사람으로 2살이고, 3개월이면 3살인데 사람 2개월짜리 갓난아기를 울타리 안에 넣어두고 방치하는 게 가능할 거 같은가?
강아지는 집에 온 순간부터 집안 곳곳을 조심스레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으며 그 집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집은 우리들한테나 스윗홈이었을 뿐이지 그 강아지에게는 강아지공장, 펫숍 이외로 처음 가본 미지의 정글같은 곳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정보를 '코'로 받아들인다. 사람보다 수천, 수만 배는 민감한 코로 집 반경에 강아지가 몇마리가 사는지, 암컷과 수컷의 비율까지 전부 구분해낸다.
사실상 코에 의존한다고 봐도 다름이 없다.
그런데 집에 대해 파악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좁은 울타리에 '갇힌'채로 2주씩이나 있는것이 과연 강아지의 정서안정과 적응에 도움이 될까?
끙끙대면 왜 열어주면 안되는 지? 갓난 강아지가 내보내달라고 우는 걸 왜 무시하고 눈길도 주지 말아야 하는지?
수의새끼들이 저렇게 말하는 이유에 대해 모 블로그 주인은 이렇게 말하더라.
"강아지 입양 보증기간 2주와 울타리 사용 권장 기간 2주가 일치합니다" 라고.
한 마디로, 강아지 집안에 풀어놓고 사료 맘껏 먹게하면 집안이 똥오줌 밭이 돼서 멘붕한 견주가 가장 먼저 전화를 걸 곳이 그 강아지를 데려올 펫숍이기 때문이라는 것임
뭐... 어떻게 해야하냐는 문의 전화부터, 도저히 감당 못하겠으니 파양하겠다는 전화 등 갖가지 전화가 몰려오겠지?
그 다음은 알아서 생각하길 바란다
그리고. 울타리 안에서 배변훈련을 시킨다?
꼭 그런 글들 많이 올라오더라.
"울타리에서 잘 가린다 싶어서 풀어놨더니, 풀자마자 도루묵이 돼버렸어요. 울타리에 더 넣어놔야 하나요?"
울타리에서 잘 가리는 건, 배변패드를 배변장소로 강아지가 인식한 것이 아니라, 밥그릇 물그릇 담요를 뺀 자리가 배변패드자리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빈공간(배변패드가 되겠지?)에 볼일을 보게 되기 때문이야.
그러니 넓은 장소에 풀어놓으면?
당연히 시발 완전 지세상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이는 빈공간, 넓은 공간마다 시원하게 똥오줌을 뿌리고 다니게 될거야.
(강아지 본성이 원래 여기저기 시원하게 볼일보고 다니고 싶어함, 간식 등으로 특정 위치에 싸도록 유도하는 것이 위에 써놓은 방법)
위에서 말한 배변훈련을 시키는 게 빠를까, 울타리에 넣어놓고 저게 배변패드고 거기다 배변해야한다는 것을 어느 천재 강아지가 스스로 터득하도록 기다리는 게 빠를까?
그럼 울타리는 대체 언제 쓰느냐고?
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우리 애기강아지 하루 울타리에 넣어봤다가 그냥 며칠만에 포기하고 접었다. 훈련은 커녕 끙끙대는 소리에 내가 정신병걸릴 것 같더라.
그 대신, 난 울타리를 이런식으로 쓴다.
베란다에서 김장을 했는데 강아지가 고춧가루같은 걸 주워먹을까 걱정돼서 베란다 입구를 울타리로 막았다.
신발장이 흙먼지로 더러운데 차가운 돌바닥이 좋은지 자꾸 드러누우려고 하길래 신발장 입구를 울타리로 막았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강아지를 가둬'놓는 것이 아니라, 강아지가 정말 가면 안될것 같은 곳의 '입구를 막는' 용도로 쓰는거다.
4) 서열
어느 동물농장에 나오는 훈련사인지 조련사인지 모를 나부랭이가 서열이론을 우리나라에 전파한 이래로 우리나라는 개한테까지 헬한민국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강아지가 물고 으르렁대면, 배를 까서 뒤집고 10분간 꽉 잡고 눈싸움하세요. 절대 지면 안돼요!! 강아지가 얕볼거라구요!"
야.. 아무리 개가 생각없고 멍청해보여도... 누가 자기한테 밥주고 물주고 산책시켜주는지 다 알거든?
의식주를 다 니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니가 한없이 위야.. 개도 그거 다 알어...... 굳이 서열'훈련'같은거 하지 않아도 개는 다 안다고....
그럼에도 개가 널 물었다?
그건 개한테서도 얘기를 들어봐야 하는 일이겠지? 밥주고 물주고 재워주는 사람을 공격할 정도로 그 개가 절박하게 표현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얘기였겠지?
그 개가 어느날 갑자기! 널 공격했다? 과연 정말 갑자기일까?
강아지가 계속 너한테 하고있던 표현을 눈치채지 못하고 네 방식을 강요한 건 아닐는지? 개가 그렇게 힘들어할 때까지 눈치채주지 못한 것은 아닐는지?
이것까지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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