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시간을 투자해서 물리학 관련 정보글 한번 써보려해
주제는 사람들 모두 관심이 있을 법한 '시간 여행'으로 잡아봤어.
시간 여행에 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일반/특수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등 수많은 이론의 설명과 이해가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비교적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니 만큼 생략하도록 할게. 혹시 궁금한 사람들이 있으면 찾아보기 바래.
시간여행에 관해 논하려면 우선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어. 간단히 말해서 물체가 존재하거나 운동하는 "그릇"이 "공간"이고 물체의 변화가 일어나는 "방향"을 "시간"이라고 보는건데, 대체적으로 물체의 운동처럼 공간에서 일어나는 시간적 변화는 일반적으로 공간을 고정해서 그 안에서 움직임으로 나타내는 일이 많아. 이제 공간과 시간을 합쳐 "시공간"으로 파악하는 입장에서 시간좌표를 공간적으로 나태내면, 그것이 바로 "시공간 다이어그램"이라는 건데, 이를통해 물체의 운동을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어.
위의 그림은 어떤 주어진 혹은 변화한는 공간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진행하는 경우의 시공간 다이어그램이야. 그림을 보면 시공간이 대충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지?
이해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한줄 요약하면, 시공간이란 3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을 묶은 4차원의 모델이다 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아.
시간여행에 관한 논쟁에는 항상 "지금"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따라다녀. 여러분도 한번쯤 생각해보았을지 모르겠는데, 사실 "지금"이라는 단어 자체는 굉장히 모호해. '지금 이순간'을 의미하는 말은 그 말을 함과 동시에 과거가 되어버리고. 이것은 "지금"이라는 개념 자체를 붕괴시켜버리지. 과거, 현재, 미래가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 이는 동시에 '시간의 상대성'을 나타내.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의 등장 이전까지 물리학에 적용되던 개념은 이 시간의 상대성을 고려하지 않은, 시간의 절대성만을 고려한 "절대 시간"의 개념이야. 시간은 언제나 일정한 속도로 흐르고 우주 어디에 시계를 놓아도 같은 속도로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와도 같았지.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등장 이후 시간은 상대적인 것으로 완전히 변하게 돼. 즉, 시간은 어디에서는 빠르게 흐르고 어디에서는 느리게 흐른다는 거야. 이게 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기도 해.
이를 테면 블랙홀과 같이 엄청난 질량의 천체 근처에서는 공간이 휘어지고, 시간이 느려져.
우리는 4차원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평면에 공간의 휘어짐을 표현하려면 위의 그림과 같이 해야해. 블랙홀과 같이 거대 질량의 천체는 그림처럼 공간의 휘어짐을 만들고, 빛이 최단거리를 가야하기 때문에 빛도 휘어지고, 시간이 느려져. (자세한 내용은 상대성이론을 참고해줘ㅠㅠ 이런것까지 쓰려면 오래걸릴 것 같아서...)
다시 말해서, 질량이 없으면 시공간은 평탄해. 위의 그림처럼 나타내면 아무런 변화없는 끝없는 평면의 모습일거야. 이런 공간을 '유클리드 공간'이라고 하며 질량이 없는 공간에서는 시계가 운동하고있지 않는 한 모든 장소에서 시간의 흐름이 같아. 하지만 질량이 존재한다면 시공간은 휘어지게 되지. 공간은 '리만 공간'이라는 휘어진 공간이 되고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를 넘게돼. 이러한 것의 극단적 사례가 블랙홀이야.
서론이 좀 길었지? ㅠ 본격적으로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은 현재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이론적으로 가능해.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빠르게 운동하는 물체의 시간은 느려지게 되는데, 그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그 효과가 극대화돼. 극단적 예를 보여줄게. 지구에서 우리 은하의 중심까지의 거리는 28000광년 쯤 된다고 해. 즉 빛의 속력으로 가도 28000년 걸린다는 이야기지. 28000년 전 문명이 생겨나기도 전에 지구를 출발한 빛이 지금에서야 은하 중심에 도착한다는 말이야. 얼마나 먼 거리인지 짐작이 가지? 그런데 지구에서 은하 중심을 향해 빛의 속도인 우주선으로 가면 얼마나 걸릴까? 지구에 사는 우리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보기에는 28000년 걸려서 가는 것이겠지. 하지만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우주선 내부의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아. 그들에게는 고작 20년일 뿐이야. 앞에서 얘기했듯이 빠르게 운동하는 물체의 시간이 느려지기 때문이야. (쓰다보니까 이 내용이 상당히 중요한데 그냥 넘어가는 것 같아서 아쉽네. 근데 내가 말하려는 내용은 원래 이게 아니라서 반응 좋으면 이 내용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시 쓸게 ㅠㅠ ) 즉 우주선 내부의 사람들은 시간여행을 한거지. 그들이 왕복한 40년 동안 지구는 56000년 지나있을테니까 말이야. 어마어마한 미래로 시간여행을 한거야. 이렇게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은 현재 이론적으로 확실해.
그렇다면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어떨까?
1949년 수학자 쿠르트 괴델 박사가 일반 상대성 이론을 이용해서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 방법을 고안해냈어. "회전하는 우주"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였지. 박사의 이론에 따르면 고속으로 회전하는 우주에서는 시공간이 휘어지고 시간축이 원의 모양을 그리면서 닫혀 버리는 경우가 있대. 즉 시간축이 둥글게 되면서 미래와 과거가 연결되는 거지. 이러한 형태의 우주를 우주선이 한바퀴 일주한다면 매우 이상하게도 출발한 시간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게돼. 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해.
현재까지 나온 과거로의 시간여행 이론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킵 손 박사의 "웜홀"을 이용한 시간여행 방법이야. 웜홀은 시공간이 휘어져서 튜브 모양이 된 구조로, 실제 우주에서는 매우 멀리 떨어진 두 지점을 초공간의 짧은 거리로 연결시키는 존재야. 영화 "인터스텔라"를 본 사람이라면 어떤 개념인지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웜홀이 위와 같이 존재해. 출입구 A와 출입구 B는 웜홀을 통해 연결되어 있고, 각 웜홀 모두 2100년이야.
그리고 위의 그림과 같이 어떤 방법으로 웜홀의 한쪽 출입구 B를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A로부터 먼 우주로 이동시켰다가, 다시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원래의 위치로 이동시켜. 물론 웜홀을 움직이는 기술도, 심지어 웜홀의 존재 여부도 확실하지 않지만 이론으로만 생각해보자는 거야.
자, 이제 상대성이론을 적용시켜보자. 상대성이론에 의해 빛에 가까운 속도로 긴 거리를 이동해온 출입구 B는 정지해 있던 출입구 A와 시간차가 생기게 돼. 여기에서는 출입구 A근처에서는 6년이 지나서 2106년, B근처에서는 1년이 지난 2101년 이라고 가정하자.
이제 우주선을 출입구 A근처에서 출입구 B를 향해 출발시켜. 물론 이때는 웜홀 내부를 통해서가 아니라 바깥의 우리세상의 우주를 통해서야. 그리고 우주선이 출입구 B에 도달하면 웜홀로 들어가서 출입구 A로 나오는거야. 웜홀의 입구와 출구의 시간은 같으므로, 우주선이 나오게 되는 시간은 2101년이 되는것이고, 즉 2106년의 출입구 A에서 출발한 우주선은 5년 전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한거지. 왜 출입구 A의 시간이 바뀌었는지 궁금할텐데, 이것은 웜홀 내부에서 본 시각자의 입장이야. 내부에 있던 자의 입장에서는 웜홀을 이동시킬 때 출입구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판이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고 바깥우주에서 보면 출입구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 그 때문에 기묘하게도 바깥우주에서 보면 출입구의 시간차가 생기지만 웜홀 내부에서 보면 시간차가 생기지 않게 돼. 따라서 출입구 B에서 웜홀을 통해 출입구 A로 나온 우주선은 같은 시각, 즉 2101년으로 나오는거야.
그렇다면 과연 시간여행으로 과거로 돌아가면 과거의 역사가 바뀌게 될까?
시간여행을 부정하는 이들은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은 인과율을 붕괴시키므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해. 인과율이란 원인이 있어야 비로소 결과가 생긴다는 것이지. 유명한 '할머니 살해의 패러독스'를 들어보자.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서 자신의 직계 조상을 살해한다고 가정하면 그 직계 조상으로부터 태어난 자신의 존재는 부정되고 자신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시간 여행으로 과거로 돌아가서 직계 조상을 살해하는 것은 불가능해. 즉 자신이 태어남 자체에 모순이 생기는 거지. 그래서 여러 박사들은 이 패러독스의 해결방법으로 두가지 생각을 들고 있어.
먼저 하나는, 역사는 확정되어 있다는 생각이야. 이 경우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더라도 어떤 행동으로 역사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해. 즉 다른 사건에 의해 부모를 살인할 수 없으며 패러독스가 생기지 않는거지. 시간여행을 할 수 있어도, 그 자체가 역사에 이미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야.
두번째는 양자 역학이라는 미시 세계이론으로부터 '평행 세계'의 존재를 가정하는 거야.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를 바꿀 경우, 그 시점에서 자신이 온 미래와는 다른 세계, 다른 역사가 시작되는 거지. 자신이 온 미래는 어딘가에 다른 평행 세계로 남아 있으므로 모순을 피할 수 있어. 예를 들어 위의 할머니 패러독스의 경우, 자신이 할머니를 살해한 경우부터 2가지 우주가 생겨나. 한 우주는 내가 과거로 가지 않았던 원래의 우주고, 다른 우주는 내가 할머니를 살해한 우주야. 그렇다면 내가 할머니를 살해한 우주는 그대로 역사가 진행되어 결국 할머니, 엄마, 동생 등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가 돼. 그러나 원래 존재하던 우주는 내가 알던 역사 그대로 진행되어 할머니, 엄마, 동생 등이 모두 존재하는 우주지. 즉 2가지 평행 우주가 만들어진 거야. 내가 하나의 사건 예만 들었지만, 우주에는 무한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므로 무수히 많은 평행 우주가 존재한다고 보면 될 것같아. 즉 현재 사람들과 내가 있는 이 우주 말고 어디엔가 다른 역사에 의해 진행되는 또다른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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