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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없이 날라간 소련 전투기

by 멀리던 2022.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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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7월 4일 아침, 프랑스 국경과 인접한 벨기에의 평온한 시골 마을 코오이겜

 

농부의 아들 19세 빔 드 라르는 아버지 소유의 농가의 테라스에 앉아있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들려온 굉음에 고개를 든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추락하는 소련 전투기 미그-23이었다

 

 

 

 

 

당시 사고 후의 미그기 잔해

 

 

 

 

달려온 벨기에 경찰은 꼬리 날개 잔해의 붉은 별을 보고 소련 전투기로 인지 하였으나

 

소련 국경에서 900km 이상 떨어진 이곳 서유럽 벨기에의 시골 마을에 어떻게 소련 전투기가 나타난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전투기에서는 소련 조종사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고 인근에서 소련 전투기 조종사가 발견되었다는 제보도 없었다

 

조종사도 없이 날라온 이 전투기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이곳까지 온 것일까?

 

 

 

 

 

 

추락한 전투기와 동형의 소련 공군 MiG 23M 

 

 

 

 

 

추락 2시간 전 폴란드 콜로브젝의 소련 공군 기지에서 니콜라이 스쿠리딘 대령의 조종하는 미그 23기가 떠올랐다

 

스쿠리딘 대령은 총 비행시간 1700 시간 이상, 미그 조종시간 527시간의 베테랑 조종사였으나

 

사실 그는 소련 공군의 실전 조종사가 아닌 소련 239 전투비행사단의 정치장교였다

 

하지만 정치장교도 정해진 비행 시간을 이수해야 하는 소련 공군의 복무 규칙 때문에 그는 이날 비행 시간 충족을 위해 비행에 나섰다

 

 

 

 

 

 

 

 

 

 

 

 

 

하지만 이륙 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미그기의 왼쪽 엔진의 에어 인테이크에서 잡음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계기판의 경고 장치가 엔진 정지를 알린다

 

육안으로 엔진 이상을 확인한 스쿠리딘 대령은 조종 매뉴얼 대로 전투기의 기수를 바다 방향으로 향하게 한 후 비상 탈출을 한다 

 

낙하산에 매달려 기체 왼쪽 부분에서 검은 연기를 뿜으며 발트해 방향으로 사라지는 미그기를 바라본 스쿠리딘 대령은 

 

현장으로 급파된 소련공군 구조대에 의해 구조되었다

 

한편 발트해로 향하다 레이다에서 사라진 미그기를  추적하던 소련 공군은 미그기가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 인근 소련 해군 함정을 현지로 보낸다

 

 

 

 

 

 

 

 

 하지만 조종사가 탈출한 미그기는 조종사와 조종석 만큼의 무게가 없어지자 동체가 가벼워지면서 기수의 방향이 틀어지게 되고

 

꺼진 줄 알았던 엔진이 알피엠을 올리면서 고도를 올려서 서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게다가 미그기가 지나간 항로의 폴란드, 동독의 방공 기지는 피아식별에서 아군으로 인식 아무런 경보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미그기가 서독의 국경을 넘자 서독 방공망이 적기를 인식 (현지 시간 09:44)

 

서독 공군기가 출격 하였으나 (현지 시간 09:59)

 

이미 미그기는 서독을 지나 네덜란드 국경 안으로 진입하였다

 

 

 

 

 

이미 나토 사령부를 통해 미그기를 인지한 미군은 F-15기 2대를 출격시켜 요격에 나섰다 (현지 시간 10:05)

 

 비행 중인 미그기에 접근한 미군 F-15는 육안으로 미그기의 조종석이 텅 비어있다는 걸 확인, 충격에 휩싸인다

 

미군 조종사들의 보고를 받은 나토 사령부는 요격 결정을 내리지 못하며 시간을 끌다가

 

미그기가 바다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 격추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현지 시간 10:37 미그기는 갑자기 추락하여 불쌍한 벨기에 농부의 아들 빔 드 라르의 머리 위로 떨어지게 된다

 

 

 

 

 

 

프랑스 국경과 15km 떨어진 곳에 추락한 미그기는 커다란 국제 문제로 비화 할 수 있었으나

 

나토와 소련 군부의 신속한 결정으로 사망자 유족에게 당시로는 큰 금액인 80만 달러 (약 9억2천만원)를 보상금으로 지급하고 종결 지었다

 

 

 

 

 

 

 

'만약 미그기가 조금만 더 날아 프랑스의 산업 도시 릴에 추락하였으면 그 여파가 어떠했을지 추측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 당시 벨기에 내무장관 루이스 토벡

(당시 릴 인근 도시권의 전체 인구는 약 15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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