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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궁시렁 궁시렁

마이클 조던 NBA 제패 [4편]

by 멀리던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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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1시즌] 신화의 시작

'나는 결코 대중앞에서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 우승 트로피를 받는 순간, 마이클 조던은 오브라이언 컵을 안고 흐느끼며 말을 이었다. '나는 내가 이렇게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84년 데뷔 이래 개인 실력에 관해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으나 한 번의 우승도 차지하지 못했던 마이클 조던. 그간 독단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호된 비판을 삭이며 7년의 세월을 기다린 끝에 얻어낸 우승은 두 뺨에 흐르는 눈물로 값어치를 말해주고 있었다.

시카고 불스는 90-91시즌 61승 21패를 기록, 승률 2위를 기록하며 1966년 팀 창단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불스는 컨퍼런스 준결승에서는 필라델피아 76ers를 맡아 4승 1패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동부컨퍼런스 챔피언쉽에서는 또 다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라는 난적과 부딛혔지만 지난 패배들을 완전히 되갚아주듯이 경기를 완전히 압도하며 4연승으로 쉽게 그토록 염원하던 챔피언쉽에 선착했다.

90-91시즌 챔피언쉽에서 정규시즌 2위의 시카고 불스는 90-91시즌 NBA 최고승률 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꺾고 올라온 마술의 팀 LA 레이커스와 일대 격전을 벌였다. 레이커스를 이끄는 최고의 포인트가드 매직 존슨과의 가드 대결은 우승 트로피의 향방만큼 호사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자아냈고 두 선수는 기대에 부흥하는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챔피언쉽 1차전, 존슨을 앞세운 레이커스는 적지에서 여전히 건재한 전력을 과시하며 1승을 따내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어떠한 마술도 황제의 즉위식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첫 승의 기쁨이 사라지기도 전에 시작된 불스의 반격은 이후 내리 4연승을 내달리며 시리즈를 마무리 지었고 시카고 불스와 마이클 조던은 눈물로 우승 트로피를 맞이했다.

조던은 시리즈 5경기에서 평균 31.2득점, 11.4어시스트, 6.6리바운드라는 믿겨지지 않는 스텟을 기록하며 만장일치로 챔피언쉽 최우수선수로 선정 됐으며 이후 8년동안 6번의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모두 우승을 거머쥐고 모두 최우수선수에 오르는 신화를 만드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91-92시즌] 조던의 독주

시즌 개막전 미국프로농구는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최고의 선수들을 떠나 보냈다. 12시즌을 미국프로농구에서 활약하며 5번의 우승과 세 번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당시의 살아있던 전설 `매직` 존슨은 자신이 HIV(AIDS)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밝히고 정들었던 코트를 떠났다. 존슨과 함께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으며 80년대 NBA를 주름잡던 백인의 희망 래리 버드도 90-91시즌 45게임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각종 부상에 시달리는 등 서서히 은퇴를 준비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아직 혈기 왕성한 청년 마이클 조던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고 라이벌들이 사라진 코트에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정규시즌을 67승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무리한 불스를 위협할 만한 팀은 없는 듯 보였다. 불스는 승률 2위인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보다 무려 10승이나 앞서있었고 존슨이 빠진 LA 레이커스는 43승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실패했다.

90-91시즌의 최대 고비는 생각지도 않았던 뉴욕 닉스와의 컨퍼런스 준결승전. 창과 방패의 대결로 평가될 만큼 팀 색깔이 다른 두 팀의 대결은 시작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리즈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한 팀은 시카고 불스였다. 창이 닳도록 닉스를 공략했지만 번번히 수비에 걸려 7경기동안 평균 96점을 기록 했고 그 중 네 경기는 80점대에 묶이는 등 힘든 경기를 펼친끝에 7차전까지 가서야 가까스로 다음 라운드 진출을 결정지을수 있었다.

동부컨퍼런스 결승에서 만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역시 쉬운 상대는 아니였으나 닉스와 펼친 경기에 비하면 4승2패라는 성적은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지난 정규시즌에서 최다 승률을 올린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57승에 머무르며 정규시즌에서 불스를 위협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챔피언쉽이 시작되자 블레이저스는 클라이드 드렉슬러를 앞세워 불스를 괴롭혔고 4차전까지 2승2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그러나 이 이후 결정적인 순간 항상 조던을 막지 못하며 내리 두경기를 내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던은 플레이오프 22경기중 평균 34.5득점을 기록하며 파이널 최우수선수상을 받았으며 시즌이 끝난 후 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농구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 개인 통산 2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었다. 농구팬들의 뇌리에 `조던=최고의 농구선수` 라는 각인이 서서히 새겨지게 된 시기도 이때쯤 부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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