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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궁시렁 궁시렁

마이클 조던 NBA 제패 [3편]

by 멀리던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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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9시즌] 아직 우승하기는 어렵다

이 시즌은 그 어느때 보다도 조던의 다재다능함을 한 눈에 보여준 시즌이었다. 81경기에 출전한 그는 평균득점 32.5득점으로 득점 1위를 차지한데 이어 8.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어시스트 부문 10위에 올랐고 경기당 8개의 리바운드와 2.89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실로 놀라운 기록이 아닐수 없다. 88년 1월 25일에는 프로 데뷔이후 개인 통산 1만득점을 돌파했다. 아울러 팀은 정규시즌에서 47승 35패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시카고 불스는 전년도에 만났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다시 맞붙었다. 2승 2패로 시리즈 동률을 이루고 있던 마지막 5차전은 캐벌리어스의 홈구장에서 열렸다. 최종 5차전은 경기종료를 2초 앞둔 시점에서 캐벌리어스가 1점차로 앞서고 있었다. 공격권을 가진 불스는 조던에게 마지막 슛을 맡겼고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조던의 슛이 성공하며 캐벌리어스에게 101-10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조던을 막았던 캐벌리어스의 수비수 크렉 일로는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순간이었다. 조던이 그 슛을 성공시킬 줄 몰랐다'고 했다. 조던의 버저 비터는 이후에도 부지기수로 터져나와 팬들이나 동료 선수들 모두를 놀라게 했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가 됐다.

2라운드의 상대는 뉴욕 닉스였다. 닉스를 맞이해 캐벌리어스와의 짜릿한 극적 승리에 대한 기세를 올리며 시리즈 전적 4-2로 승리를 거둬 드디어 동부지구 결승까지 진출했다. 지구 결승 상대는 전년도에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겼던 `베드 보이즈`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였다. 조던은 피스톤스와 경기에서 평균 34.8득점을 올리며 분전했고 1차전과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시리즈 전적을 2-1로 만들어 우위를 점했으나 이후 3게임은 연속으로 패하며 아직 피스톤스의 터프하고 끈끈한 수비벽을 완전히 넘기엔 역부족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피스톤스는 조던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철저하게 막아 농구는 결코 개인운동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나마 위안이 돼는 것은 디트로이트가 이 시즌에 우승을 하기까지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경기가 시카고에게 당한 이 2패가 전부라는 것이다. 

불스는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경기에서 조던이 아무리 득점을 올려도 나머지 선수들이 도움을 전혀 주지 못하는 인상을 남겼다. 이를 두고 당시 조던은 시즌 중반 닉스와의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찰스 오클리를 매우 그리워했다고 한다. 조던은 오클리의 트레이드가 결정나자 자신도 팀을 떠나겠다고 단장인 제리 크라우스에게 항의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감독 덕 콜린스가 해임되는 결과까지 이어졌다.


[89-90시즌] 필 잭슨과 만나다

덕 콜린스 감독이 해임되고 필 잭슨이 시카고 불스의 새로운 감독으로 취임한 후 첫번째 시즌. 조던은 여전히 NBA 최고 선수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82경기에 출전 평균 33.6득점을 올렸으며 6.9리바운드, 6.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찰스 오클리와 브레드 셀러스의 트레이드 이후 계속되던 선수 개편도 마무리되어 빌 카트라이트, 크레이그 하지스등 베테랑들이 가세해 기존의 조던, 스코티 피펜, 호레이스 그랜트와 함께 전 시즌보다 나은 전력을 구축했다.

불스는 정규시즌을 55승 27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마감하며 팀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딕 모타가 이끌던 71-72시즌 기록한 57승 24패가 당시까지 불스의 단일 시즌 최고 기록이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불스는 잭 시크마, 릭키 피어스, 앨빈 로버트슨이 버틴 밀워키 벅스를 만났다. 밀워키를 3승1패로 비교적 쉽게 탈락시킨 불스는 2라운드에서 드디어 숙명의 라이벌 찰스 바클리가 이끄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맞붙었다. 하지만 라이벌전이라기엔 무색하게 시리즈 전적 4승1패, 불스에 거의 완승으로 시리즈가 싱겁게 끝났다. 벅스와 세븐티식서스를 가볍게 물리친 불스는 그 어느때보다도 사기가 충전돼어 다시 한번 동부지구 결승에 진출했다.

상대는 또 다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하지만 불스는 또 한번 피스톤스의 벽을 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조던은 피스톤스와의 시리즈에서 평균 36.7득점을 올리며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가는 등 대 접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7차전에서 디트로이트 특유의 질식 수비에 고전하며 19점차의 완패를 당해 챔피언 결정전 진출은 아쉽게도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조던과 불스가 계속 결승진출에 실패하자 팬들은 조던을 시카고 컵스의 야구 영웅으로 한번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어니 뱅크스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피스톤스는 3년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불스를 탈락시키며 조던에게 우승에 대한 꿈을 그만큼 앗아갔고 특히나 이 시즌이 더욱 안타까운건 디트로이트가 시카고와 힘겨운 접전을 벌인후 결승전에서는 드렉슬러가 버틴 포틀랜드를 4승1패로 비교적 쉽게 이기고 두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는것이다. 디트로이트와의 마지막 경기만 잡았다면 더욱 빨리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맛볼수도 있었던 시카고였다. 하지만 그 오랜 염원이 실현될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조던을 비롯한 시카고 팬들은 이미 직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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