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싸움 궁시렁 궁시렁

신마적 엄동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자 [야인시대] -2

by 멀리던 2020. 8. 1.
728x90

신마적 2부입니다~ 

 

 

 

 

 

 

 

 

계속되는 이XX의 이야기이다.

"이제난 별의별 생각이 다드는거야 아...어떡해야하나 생각같아서는 그냥 한판 붙고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겠거든 그래 쭈삣쭈삣하고 이레 서있으니까 김두한이가 그래 [뭐해 빨리 병원으로 모셔가지않고] 이게 정신이 버쩍드는거라 그냥 형님형님하면서 그야말로 절규를했지... 난 죽은줄알았거든 진짜로. 이제는 아마 그래 싸우는 사람도 없을거야 그때 본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 '아 사람이 이렇게 쎄게맞을수도있구나' 흔드니까 안일어나 어떻게해 그냥 일으켜세워서 들쳐업었지. 들쳐업고 울면서 밖으로 떡 나오니까 밖에 소문듣고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있어 뭐 상인하고 경찰,애들,어깨,학생,남자건 여자건 그때 근처에 살던 사람들은 다 몰려온것같에 그래 이제 우리애들이 내쪽으로 우르르 몰려와 [야 형님 괜찮나]이렇게 묻는데 대답도 못하겠더라고 김두한이 패거리들은 우르르 안으로 들어가더니만 쫌있으니까 김두한이하고 같이 다시 우르르나오더라고 [뭐해 빨리 병원안가고]그러더니 옆에 꼬붕하나 불러서 우리한테 돈을 백원을 주는거야 당시 큰돈이거든 백원이면....그래서 이제 형님을 업고 친구,선배,후배들하고 다 병원으로 갔어. 병원의사한테 형을 맡겨놓고 김두한이 패거리가 올까봐 우리는 계속 병원에 있었지 또 와서 무슨 해꼬지할까봐......"

 

그렇게 엄동욱은 근 3개월을 입원해있었다. 그 사이 김두한도 직접 문병을 왔다갔고 기타 많은 사람들이 문병을 왔다갔다.

아직 헷병아리같이 어린 학생패들이 대부분인 YMCA 신마적파는 중심점이 없어지자 금방 붕괴되고 말았다.

다시 학업에 돌아간 학생도 있었고 운동,상업,농사등 본연의 임무를 찾아가던지 각자 갈길을 찾아 떠났다. 신마적이 퇴원할때쯤엔 갈곳없는 몇몇 부랑아들이나 학생패 간부급 주먹들, 그리고 해학기와 갈치,이xx등 몇명 남지않았다.

턱뼈에 금이가고 갈비뼈가 몇대 부러지는등 중상을 입었던 신마적은 겨울이 다가올 무렵 퇴원하게 되었다.

해학기나 갈치가 몇번이나 김두한을 후이구찌(기습)해 따통놓아(두들겨 패버리다)버리겠다고 엄동욱에게 말했지만 엄동욱은 허락하지 않았다.

퇴원을 하고 병원을 나선 신마적은 만주 봉천으로 가려고했다. 동경에서 헌병대에 끌려갔을때 친분을 쌓은 조선인 헌병의 친구가 봉천에서 '칭니'라는 큰 주점을 운영하고있었기 때문이다.

그 헌병의 친구는 신마적이 동경에 있을 당시 사업차 그곳에 와 있었고 헌병대에서 풀려난 신마적은 조선인 헌병과 그 친구와 사석에서 술자리를 갖고 친분을 쌓은적이 있었다.

새파란 어린후배에게 얻어맞고 종로땅이 아닌 조선땅에 있는것 자체가 부끄러워진 신마적은 김두한이 직접찾아오기도하고 사람을 시켜서도 몇번이나 같이 일하자고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한체 봉천으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신마적없이는 아무일도 할 수없게 돼 앞으로의 살길이 막막해진 몇몇의 학생패들은 신마적과 동행을 결심한다.

아울러 친형제보다 돈독해진 사이인 해학기와 갈치도 신마적을 따라 봉천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엄동설한에 종로땅을 벗어나 멀리 만주로 가는길은 너무나 초라했다. 신의주에서 기차를 갈아탄 그들은 다시 봉천행 기차에 몸을 싣고 끝없이 달렸다.

 

잠시 이xx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정확히 8명이었어. 나까지. 이게 날씨는 춥고 입을 옷은 업고. 내가 나이가 젤 어렸거든 형님들이 그러는거야 [ 야 가서 쓰리(소매치기)좀 해와라 우리야 춥고배고픈건 상관없다 치지만 동욱이형님은 쓰러지면 안되지않나] 그래 열차에서 잠든사람들 보따리를 훔쳐다가 가져가서 옷을 껴입기 시작했지 근데 동욱이형은 그런걸 싫어하거든 그건모 형님들이 어떻게 둘러댔는지 알 수가 없었지 나는 그때 쓰리하기에 바빴으니까. 그래이제 봉천에 떡내리니까 또 막막한거야. 이제 형님빼고 우리7명은 동욱이형밖에 믿을게 없어져버렸지 형님이 죽으라면 죽을 수 밖에 없게된거야 말하자면. 쉽게말하면 굴비 같이 한데 다 엮인거지.

그래도 인텔리라 만주어도 할 줄알았거든 동욱이형은. 그 추운날 밖에서 담요하나 덮고 잤다가 남은 돈으로 만두나 몇개 사먹고 거지도 이런거지가 다없어. 그때는 만주에도 왜놈들이 많았거든 어! 저거돈좀있다 싶으면 잡아다가 패버리고 돈뺐고 그랬어. 또 한번은 국수집에서 시비가 붙었는데 우리가 몰골은 그래도 체격은 다 좋았거든 아마 화적떼 꼬봉으로 알았나봐 뭐 어디 화적떼니 어쩌구 하면서 5명이랑 시비가 붙었는데 동욱이형이 얼굴에 털 더부룩하고 배나온놈 하나 던져버리니까 그놈들 기가 팍 죽거든 우리도 달려들어서 나머지놈들 다 때려버리고 가지고있던 돈도 다 뺏어버렸지."

 

그렇게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며 '칭니'에 일행8명은 도착할 수 있었다.

거기서 엄동욱의 조선인 친구 정호를 만났다. 그떄는 '아이코'라는 일본이름을 쓰고 있었다.

정호라는 조선인은 큰 주점을 가지고 있고 돈도많았지만 사람이 퍽 인자했다. 나이는 신마적보다 두어살 위였지만 겸손하고 정이많았다.

정호는 신마적을 보자 옛생각이 나는지 신마적보다 더 반가워하였고 종로에서온 일행 8명은 그곳에서 먹고자며 생활하게 되었다.

주점의 주방일 이며 서빙, 혹은 객실의 안내까지(큰 주점은 객실을 함께 달고있었다)엄동욱을 제외한 7명은 주점에서 일을하며 돈을 벌었다.

주점이 크다보니 꼬이는 날파리들이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어깨,화적떼는 물론이거니와 그곳에 있던 일본 야쿠자나 중국 부랑아들까지도 주점에 와 행패를 부리거나 돈을 뜯어가려하였다.

신마적 일행이 몇번 해결해 준적도 있었지만 정호 역시 만만한 인물은 아니라 뒤를 봐주는 거물급 주먹이 있었다. 그랬기에 웬만한 패거리는 그 거물급 주먹의 이름만 말해도 돌아갔지만 말귀를 알아듣지 못할때에는 주점근처에서 경호해주는 속칭 '주점기도'들이 다 해결지어 버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저녁에는 다 객실에서 쉬고 자거나 객실의 조그마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기 때문에 당시 봉천의 거물급 주먹이 야간에만 특별손님으로 '칭니'에서 술을 마신다는 사실을 일행들은 잘 알지못했다.

반년정도가 지난 후 밤에 일행들이 술을 먹고있는데 정호가 일행들을 데리고 주점으로 갔다. 거기에는 우락부락한 어깨들 60여명이 왁자지껄하게 술을 먹고있었다.

정호는 봉천두(봉천의 머리라는뜻)란 오야붕을 신마적에게 소개시켜주었다. 조선인이었지만 진짜이름은 아무도 모르고 단지 봉천두로만 알려지고 있었다.

주점에서 얼마안되는 돈을 만져가며 할일 없이 민폐만 끼치고 있는 상황에 염증이 나 있었던 일행에게 봉천두는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했고 신마적일행이 흔쾌히 응하면서 이들은 밤새 먹고마셨다.

봉천두는 간판만 사진집을 걸어놓은 사무실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신마적 일행은 일부의 봉천두 부하와 함께 유조구의 주점을 화적떼들로 부터 보호하는 일을 맡았다.

총에 익숙해져있던 만주족들은 일행에게 5자루의 권총과 1자루의 엽총을 주었다. 이들은 총기를 소지한 사람들을 포병이라 불렀고 포는 조직내 조선인이나 만주족 간부급들에게만 지급되었다. 조선인이라도 총을 5~7명당 하나꼴로 지급받았기에 신마적 일행이 받은 대우는 획기적이었다.

 

이백에 육박하는 부하를 거느리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봉천두의 조직에 감히 대항하거나 맞서는 패거리는 없었지만 가끔 멋모르는 부랑아들이나 화적떼, 혹은 타지역에서 이주해오는 중국건달등 하고는 큰 싸움으로 번지곤 했으며 총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일대일 대결이나 주먹,혹은 단도에 길들여진 일행에게는 낮설고 두려운 풍속이었고 화적뗴와의 대결도중 갈치가 총에 맞아 사망하게된다.

 

신마적은 봉천두파의 조직내에서도 거의 2인자급 대우를 받으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신마적의 위세는 더 강해졌으며 봉천두는 더 많은 지원을 해 주었다. 신마적은 만주족들이나 중국인들보다는 순수 조선인들을 주먹패에 가담시켰으며 총의 사용을 되도록 피했다.

신마적과 일행들은 사마귀,들소등의 조선인 주먹들을 새로 사귈 수가 있었다. 이들은 보통 주먹패들과는 달리 독립운동을 하던 독립군 출신들이 많았다. 따라서 본명은 되도록 안밝히려 하였다.

독립군이 일본헌병대의 집중공격으로 와해되자 뿔뿔이 흩어져 주먹세계에 들어온 사람도 많았다. 그랬기에 이들은 규율과 서열을 더욱 중요시 했다.

와중에 조선인 여자들만 있는 기생집인 평양관도 신마적 일행이 관리하게 되었다.

신마적 일행은 비싼 술값을 받는 평양관에서의 돈벌이가 좋았고 기생들 역시 행패부리지 않고 점잖게 술먹고 말이 통하는 조선인들인 신마적 일행이 평양관을 관리해 주는것이 편했다.

그때 정보통인 곰치가 피투성이가 되어 평양관에 엎어지듯 들어와서는 당구장앞에서 땅딸보가 어깨들을 박살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당시 신마적이 봉천두의 휘하에 있다고는 하였지만 둘의 위치는 거의 동등해서 신마적이 독자적으로 형성한 나와바리 또한 꽤 컸다.

당시 신마적과 학생패 일행4명은 자리에 없었고 해학기와 이xx 그리고 부하들 10여명이 평양관에 있었다.

해학기와 부하들은 처음엔 찌부(순사)들이 어깨들에게 행패를 부리는줄 알았다. 좋은말로 찌부를 달래보고 안되면 끌고가 권총으로 쥐도새도 모르게 없에버릴 계획으로 권총에 탄알을 쟀다.

해학기와 이XX 그리고 부하 10여명은 당구장으로 달려갔다. 해학기와 이XX 그리고 꼬봉 1~2명도 권총 무장시켰다.

당구장 앞에는 가관이었다. 5명은 현장에서 잠을자듯 잠들어 있었고 나머지 3명은 쓰러져 개거품을 물고있었다.

 

"누구야 찌부 짓이냐? 이새끼 어디갔어" 해학기가 쓰러져 있는 부하에게 물으니 부하가 시장입구 길목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부하들 일부가 쓰러져있는 부상자들을 옮기고 나머지는 쓰러져있는 한명의 부하를 업고 시장통으로 들어섰다.

찌부가 떠난지 얼마 되지는 않은것 같은데 얼굴을 모르니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해학기 일행이 시장을 나와 시내로 접어들때쯤 부하가 말했다. "저놈입니다 저놈"

한 20여미터 앞에가던 사내를 해학기와 부하들이 길을막고 둘러쌌다.

 

"보아하니 찌부는 아닌데 니네 애들 어디있어"

"애들? 아...아까 맞은 아새끼들이 대장을 불러온것이구만기래 님자 똘마니들이 조선니북에서 넘어와서 장사하는 내친구를 반 죽여놨디 고고 아무리 험악하게 사는 사람들이라지만 타지에서 고생하며 일하는 사람에게 주먹을 쓸것까진 뭐 있네?"

 

얻어맞은 해학기의 부하들은 바로 시라소니에게 얻어맞은 것이었다. 이북을 비롯한 조선땅은 물론이고 만주,상해,북경까지 싸움기계로 이름이 퍼져있는 시라소니였지만 신마적 일행은 당시 그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었다. 봉천두 역시 깎듯이 대하는 시라소니였지만 이러한 사실을 신마적 일행에게는 얘기한적이 없었기때문에 해학기와 시라소니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렸다.

"당신하고 같이 때린 동료들도 불러오란말이다 너흰 오늘 다 죽는날이다."

"동료? 기딴거 없어야 거 아새끼들 몇좀 혼내준것 가디고 요란법썩떨기는...  그리고 나이도 어린데 처음보는 사람한테 기렇게 반말 찍찍하면 못쓰는기야 알간?"

"형님 저놈 무서운 놈입니다 조심하세요."

"한판 붙읍시다. 믿을수가 있어야지."

 

이렇게해서 해학기와 시라소니가 맞짱을 뜨게 되었다.

잠시 이xx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때 당시에는 되도록이면 조선인하고는 안싸우려고 했거든 타지에서 서러움 다받으면서 살고있는데 그땐 조선인만 보면 반가워서 뭐하나라도 더 해주고싶고 그랬거든. 근데 이 시라소니가 조선인인 우리 부하들을 패고 사과를 안하니 이제는 싸움이 나는거지. 내 그때 기억은 아직도 생생한데 그때 날씨가 상당히 추웠어 뭐 그놈이 사과를 하면 대충 몇대 때려주고 빨리 따뜻한 난로가에 앉아서 술이나 먹고싶었지. 근데그게 하필 또 시라소니란 말이야 허허 또 일이커져버렸지.

우리가 달려들라하는데 학기형이 말려 그리고총도 쏘지말래 나도 그때는 시라소니 혼자서 애들 몇명을 눕혔다는게 믿기지가 않았어 세상에 그게 말이되냔말이지 그게 웬만한 용기나 임기응변이라고 그러지 그런게 없으면 할 수없는 일이거든 싸움은 둔하고 멍청하면 그렇게 할 수가 없어 머리가 잘돌아야돼.

그래 이제 학기형님이 앞으로 나가더라고 자기랑 맞짱을 뜨자이거지 그래 이제 싸우는데 우리가 학기형 뒤에 있었거든 그 시라소니란 사람은 쪼만해. 학기형 반도안돼 그래 학기형이 가리고 있으니까 그놈 모습도 잘안보여 근데 학기형이 달려들더니 갑자기 스는거야. 이상하잖아? 둘이 완전히 붙었어 근데 학기형은 그냥서있어 그리고 시라소니가 한 두어발 뒤로 물러나니까 앞으로 푹 꼬꾸라져.  그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엄청 순식간에 일어난일이야. 그게 기절한거지 한방에 기절해버린거야. 뭐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어 주먹으로 쳤는지 발로찼는지...... 꼬봉들이 나가서 형님을 업고 내가 총을 빼들었는데 이거 못쏘겠는거야 사람눈매가 말이지 그사람 못본사람은 몰라 그냥 그자세로 얼어붙어버린거야. 계속 우리쪽을 쳐다보더니 주먹은 총쏘는거아니다 총을쏘는건 부끄러운짓이다. 어차피 쏘지도 못하겠지만 그러니깐 난 어떡해 더 못쏘지.

뭐 서로 잘못한것 같고 오해가 있었던것 같으니 술한잔 먹으면서 풀자 그러더라고 근데 그게되나 그냥 한명이 들쳐업고 눈만부라리고는  다 도망쳤지 그냥. 사람들이 많아서 나말고 내부하들이 총을 쏠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어. 근데 총이없으면 못이기겠는데 어떡하나."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 3부로 가시죠!!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