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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궁시렁 궁시렁

시라소니 린치사건 [그날의 진실] -2

by 멀리던 2020.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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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소니 린치사건 2부입니다..




앞서말한 신영민과 원영준이 중심이된 시라소니 린치사건의 1차 저지선이야기는 시라소니가 등장하는 수많은 책이나 자료중에 극히 일부만 약간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과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1차저지선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사실과 다르게 상당히 과장된 픽션이 들어간것은 사실입니다. 

 

어찌되었던 시라소니를 손보려했던 신영민과 학생패들은 오히려 시라소니에게 손봐줌을 당하면서 모두 전당포앞에 잠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시라소니는 유유히 동대문상인연합회 사무실로 이정재를 만나기 위해 들어옵니다.

이제 여기서 시라소니 린치사건의 교과서라 할 수있는 유지광의 자서전<대명>의 내용을 일부 실어보겠습니다.

 

[누군가 무기를 사용하자고 말했다.  

"제깟놈이 만주 상해를 주름잡았으면 잡았지 몽둥이와 도끼 앞에서 용빼는 재주 있답디까!"..........................................중략 

 

이날 회장실에 모인 가족은 모두 13명이었다. 가족들중에 이정재,조열승,김사범등은 체통때문에 직접행동하기가 곤란했다. 그래서 이석재,고일심,김양수,쐐기 박남수,김태호,이기만,김동진등 10여명의 행동대원들이 무기를 휴대하고 잠복했다가 히라소니를 포위한 다음에 바짝 태우기로 했다. 

회장실은 2층에 있었다. 동대문 시장에 큰 불이 난 다음에 새건물로 지은것인데 회장실 앞에는 20여평의 사무실이 있다. 

이 사무실을 꼭 거쳐야만 회장실로 들어갈수 있는데 행동대원들은 바로 이곳에서 일을 치르기로 했다.

책상밑에 몇사람이 숨고 몇사람은 사무를 보는 척하고 앉아있었다. 행동대장 김동진이 회장실 입구를 지키고 있는데 히라소니가 사무실로 유유히 들어섰다. 그러더니 곧바로 회장실로 걸어갔다. 김동진이 가로박으며 물었다. 

"누구시오?" 

"덩댈 만나러왔어" 

히라소니는 이 한마디만 내뱉고는 그대로 들어가려고했다. 

"이 자식 말버릇좀봐" 

김동진이 욕을하면서 강펀치를 날렸다. 기습선방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어이쿠"하면서 벌렁 나가 떨어진것은 김동진이었다. 히라소니의 박치기가 번개처럼 작열한 것이다. 김동진의 눈언저리에선 피가 솟구쳤다. 

그러자 방안에 있던 가족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쇠파이프가 허공을 치고 야전용 손도끼가 책상을쳤다. 삽과 곡괭이자루가 난무했지만 번번히 헛치기만했다. 히라소니의 동작이 어찌나 빨랐던지 도무지 잡을수가 없었던것이다.

쐐기가 휘두르는 쇠파이프가 드디어 히라소니의 어깨를 강타하는 순간, 히라소니가 기우뚱했다. 이 순간 이기만이 들고있던 삽으로 히라소니의 오른쪽 정강이를 갈겼다. 그와함께 이기만도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히라소니가 삽에 찍히는 동시에 들이받아 버린것이다. 히라소니의 귀신같은 박치기 솜씨에 이기만은 그만 기절하고말았다. 

그러나 이기만의 공격에 의해 천하의 시라소니도 방향감각을 잃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정강이에선 피가 솟구쳤다. 이때를 놓칠세라 김양수가 쇠파이프로 히라소니의 얼굴을 내리쳤다. 

김양수의 공격은 치명타였다. 마침내 히라소니가 넘어진것이다. 이 때 박남수가 도끼로 히라소니의 팔을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으아악!" 

외마디 소리와함께 히라소니가 잠들어버렸다. 곡괭이자루가 히라소니를 난타했다. 기절한 히라소니를 마구 두들기는 것이었다. 

누군가 밖으로 뛰어나가더니 빨래할 때나 쓰는 큰 돌을 들고와서는 히라소니의 머리를 향해 번쩍 치켜올렸다. 

"그만둬" 

김사범이 급히 말렸다. 이렇게 해서 사무실의 활극은 5분도 채 못되어 끝나고 동양 제1의 주먹이라 일컫던 히라소니도 무릎을 꿇고 말았던 것이다.....................중략 

 

사무실의 책상과 걸상은 모두 뒤집혀지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 이런판국에 히라소니의 동료 레슬링 선수인 박병철이 들어왔다. 그는 히라소니와 함께 회장실로 오다가 중간에 잠깐 뒤쳐졌었다. 

"이 자식 넌 또워야?" 

피를 본 사나이들이 우르르달려들어 박을 닥치는대로 때렸다. 팔뚝이 뚝!하고 부러졌다. 박도 집단 난타를 받고 이내 잠들어버렸다.]

 

 혹시 이상한점을 찾으신것이 있나요? 물론 이상한 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비록 직접보지는 못했어도 천하의 유지광이 현장에 있었던 쟁쟁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직접듣고 서술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자 그럼 몇가지 문제에 대해서 한번 짚고 넘어가 보도록하겠습니다.

 

1. 김동진과 이석재에 대한 묘사.

 

다른 주먹들이 이정재를 두려워했던것은 바로 김동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할만큼 김동진의 존재는 이정재의 동대문 사단에서 절대적이었다.

후에 유지광이 들어오고 김동진과 이정재가 갈라서기 전까지 김동진은 이정재 부대의 기동타격대, 즉 친위대 역활을했다.

홍영철과 김두한이 어쩌다 오야붕감인 김동진이 이정재 밑으로 들어가게됐나하고 의아해할 정도로 김동진의 주먹은 대단했다.

헌데 시라소니린치 사건에서 김동진은 시라소니의 단 일격에 나가동그라져 그후 별다른 언급이없다.

알다시피 김동진은 후에 이정재와 갈라서며 원수지간이 된다. 후에 유지광의 별동대는 김동진부대를 공격하는 선봉장 역활을 맡게된다. 김동진은 끝까지 이정재에게 항복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은 무너져버리게된다.

유지광과 동대문 입장에서 볼 때는 김동진은 비겁한 배신자다. 서로간에 피차 좋은 감정이 남아있을리 만무하다. 때문에 사실과는 다르게 김동진을 대단하게 서술하지 않았을뿐더러 시라소니에게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설정을 만들어버렸다.

 

위에 글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감히? 대선배인 시라소니를 다구리놓자고 최초 제안한것은 이석재라고 유지광은 말하고있다. 뿐만아니라 유지광은 곳곳에서 이석재의 영웅담을 늘어놓고있다. 그것은 '돌대가리'라는 그의 별명처럼 끝까지 이정재를 위해 충성한 충신이었기때문이다.

폭력주식회사인 건중친목회에서 이정재가 파견한 4명의 파견원중에 유일하게 뒷돈을 챙기지 않고 배당금 전액을 이정재에게 갖다주고 하사금만 받았다는것은 그의 충성심을 잘보여주고 있으며 기타 명동과의 대결이나 여러장면에서도 이석재의 충성심은 곳곳에서 드러나고있다.

아울러 쓰러진 시라소니를 돌로 찍어죽이려 했던것이 이석재였다는 언급은 하지않고있다. 시라소니를 신나게 공격한 사람들의 이름은 줄줄이 나열하면서 어째서 마지막에 시라소니를 돌로찍어 죽이려했던 인물의 이름은 이야기하지않고있을까? 그것은 이석재가 비겁한짓을 하려했다는것을 말하고싶지 않았기때문이다. 이것은 이석재의 백병원 시라소니 테러사건과는 다르게 큰일이 아니었기에 굳이 말할필요가 없었을것이다. 하지만 당시사건현장에는 눈들이 너무도 많았다.

 

2. 무기공격에 대한 의문점

 

동대문특공대는 삽과 손도끼,곡괭이자루등 실제로 단한방에 사람을 기절시키거나 병신 만들거나 죽일수 있는 흉기들을 쉴새없이 휘둘러대며 시라소니를 공격했다. 헌데 마지막에 기절한 시라소니를 정말 누군가가 돌로 찍어죽이려했을때 김사범이 이를 만류하였다고 되어있다.

다른 자료들을 보면 그 이후 명동에 사과 사절단을 보냈던것으로 봐선 아마도 시라소니를 죽이면 명동과 사생결단을 내야할 상황이 올수도 있기에 시라소니를 죽이려한것을 만류했다는 식의 이야기이다.

자존심이 쎈 사람들이기에 명동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시라소니를 죽이지 않았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면.....궁금한것이있다. 싸우는 도중 동대문사단 주먹들은 위에 언급한 살상무기들을 끊임없이 휘둘러댔다. 실제로 시라소니는 반 초죽음이 되었지만 저러한 무기로 공격하면서 죽이지 않는다는것은 장담할 수없었을것이다.

위에 나열한 무기로 처음부터 시라소니를 공격하였다면 이건 다분히 죽여버리겠다는 의도가 강했을것이다. 헌데 굳이 그럴것이라면 닛폰도같은 더 공격적이고 살상력 좋은 무기를 왜 쓰지않은것일까? 또한 이석재를 포함해서 당시 동대문사단의 간부급 대부분은 권총을 가지고 있었다. 시라소니가 들어서자마자 총을쏴서 시라소니를 죽이거나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면 더 쉽게 일을 끝낼수 있었을것이다.

헌데 그들은 그러지않았다.

왜냐 애초부터 무기따위를 사용하여 시라소니와 승부를 보려하지 않았기때문이다. 그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큰 자루속에 무기들을 숨겨놓았다. 닛폰도나 권총같은 단한방에 상대를 즉사시킬수있는 위험한 무기들은 애초에 가지고 가지않았다.

허나 시라소니가 이리저리 신들린듯 휘저어대자 급기야는 감추어두었던 무기들을 사용하기에 이르렀고 시라소니가 기절하자 이석재는 흥분한 나머지 아예 목숨을 끊어놓으려한것이다.

비록 죽이진않았지만 이들은 훗날 복수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시라소니가 기절한 후에도 계속적인 공격을 가해 왼다리 하나만을 제외하고 모든뼈를 부러뜨리기에 이른다. 무기를 사용해 이긴 자신들을 시라소니가 인정하려하지않고 다시찾아올까봐 두려웠던것이다.

 

3. 애초에 김두한과 시라소니를 별거아니게 이야기하고있었다

 

유지광의 자서전에선 수많은 주먹들중에 시라소니를 능가할 주먹은 없다고 말하고있다. 아울러 김두한과 시라소니를 천하의 주먹이라고 추켜세우고있다.

허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유지광이 시라소니와 김두한을 높게 평가한것은 동대문파와 관련이없는 제3의 인물들과 그들을 비교했을때 그들이 우위에있다는것이지 동대문파와 비교했을땐 자신들이 그들을 사정없이 짓밟은 이야기들을 적나라하게 늘어놓고있다.

시라소니가 이석재의 권총에 겁을 집어먹고 파출소로 도망간 [시라소니 우다끼리 사건]을 비롯해 앞서말한 시라소니 린치사건에서는 <무사시호>가 침몰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자신들이 대단한 일을 하였다고 말하고있다.

김두한에 대해서는 '시천교'에서 이정재와 맞붙었을때 김두한이 이정재를 찍어누르지 못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였으며 이후 국회의원 휴게실, 장충단공원에서 김두한이 자신들에게 기싸움에서 눌렸다고 엄청난 자랑과 영웅담을 이야기하고있다.

시라소니에게 맞상대를 걸어 얻어맞은 이석재의 일화, 시라소니 복수전,이정재의 김두한 꼬봉시절과 동대문이 우미관에 포위당할뻔한 사건등 동대문파가 그들에게 당한 이야기는 일언번구도 하지않고있다. 따라서 시라소니린치사건에서의 시라소니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축소되었다고 볼 수있다.

 

4.  이정재,조열승,김사범,임화수등의 행방은?

유지광은 이정재,조열승,김사범은 체통때문에 행동하기가 힘들었다고 하고있다. 헌데 정작 시라소니와 직접 싸웠어야하는것은 그들이다. 시라소니의 명성을 놓고볼때 이석재나 김동진같은 후배들과 싸우는것이 더 체면이 서지않을일이었다.

허나 체면이라는 이유하에 이들은 사무실접전에 참전하지 않았다고 하고있다.

당시의 행방들을 살펴보면 임화수는 아예 언급조차하지않고있다. 이는 유지광이 임화수를 철천지 원수로 여기고 있기때문에 아예 시라소니 린치사건에는 참석조차 안한 불필요한 존재로 인식시켜버렸다.

말인즉슨 임화수는 주먹이 아니라는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것이다.

하지만 임화수는 그자리에 김사범과 함께 참관했다. 또한 통뼈 조열승과 7형제중 한명인 오영환은 직접 싸움에 참전했으며 이정재는 혹시모를 불상사를 대비하여 이천일,유지광의 경호하에 건물 뒷편의 다른 회장실에 있었던것으로 확인됐으며 모든 연락과 지시는 이정재의 명령을 받은 이천일이 현장에 있는 김사범과의 전화통화로 이루어졌다.

 


3부로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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